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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 u z i c

Daybreak의 머리가 자란다

이미아씨 2011. 7. 7. 02:37

 

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고개를 결국 떨군다
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게 느껴..진다
두 팔이 빠져나가도록 질질 가방을 이끈다
잠시 놔버리면 될 것을 미련하게 포기 못한다

무겁다 무겁다 내겐 너무 버거운 무게를 어떻게든 지고 나간다
무겁다 무겁다 내겐 너무 먼 길을 그렇게 홀로 떠난다

싸구려 동네 미장원에 내 두 발길이 멈춘다
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참 멋도 없이 살아있구나
수북히 쌓인 내 머리들에게 고갤 숙여 사과한다
잘라내지 않으면 내가 너무 괴로워 너를 보낸다

자른다 자른다 내 청춘의 것들을 머리 밖으로 삐져나온 것들을
버린다 버린다 엉켜버린 머리를 살아보려고 애쓴다

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맥주 하나를 사 넣는다
짐은 더 늘어나 버렸지만 왠지 더욱 가벼워졌다
오늘 자른 머리가 그리 맘에 들지는 않지만
TV 속 주인공 친구삼아 깨끗이 한 잔 비운다

비운다 비운다 한 모금씩 비운다 점점 흐려지는 기분이 괜찮다
비운다 비운다 이젠 무뎌진 청춘을 곱씹어 삼킨다

피곤에 지친 내 머리를 베개 한 켠에 묻는다
괜시리 흐르는 눈물에 오늘 자른 머리가 젖어버린다
왜 눈물이 흐르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
사랑에 목이 마른 것도 돈이 없어 슬픈 것도 아닌데 아닌데

비운다 버린다 나를 잘라버린다 얼마나 더 있어야 철이 들런지
이젠 욕심이 되어버린 너덜한 것들이 눈물에 젖어 떠난다

그러다 웃는다 눈물이 내 머리를 키워버릴지도 모른단 생각에
이제는 자련다 이젠 꿈을 꾼다
아직도 나는 자란다 아직도 나는 자란다

왜 콕... 하고 박혀 아픈지 나는 모르겠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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